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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이야기] (21) 술꾼과 바람둥이
━ 술·쾌락에 빠졌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그들의 고뇌를 살피자 우리 동네 광장에선 심심치 않게 벼룩시장이 열린다. 많은 사람이 한 푼이라도 건지기 위해 온갖 잡동사니들을 싸들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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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이야기] (22) 의식의 욕조에서 통념의 땟국물을 비워내기
━ 욕조의 마개를 뽑듯 낡은 사고의 마개를 뽑아버리자 리히텐베르크는 말했다, 매사 가타부타 토 달지 않는 것 이상으로 영혼의 안정에 도움되는 자세는 없다고.사실 우리는 끊임없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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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④ 안티 스트레스 요법
졸리앙 스위스 철학자나를 항상 웃게 만드는 글이 있다. 몽테뉴의 『수상록』에 나오는 구절이다. “그 옛날 위대한 인물 이솝은, 주인이 느긋하게 거닐다 말고 오줌을 누는 것을 보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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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 한번 외로운 사람과 통화,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
간디가 유명한 말을 했다. “이 세상에서 내가 인정하는 유일한 독재자는 나의 내면의 고요한 목소리다.” 하지만 이 소란스러운 일상과 웅성거리는 정신세계, 야단법석인 감정상태 속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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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(16) 산에 가며 멧돼지 나올까 걱정, 강박관념처럼 무서운 적은 없다
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룰루랄라 즐거운 산행에 나섰다가 산책길에 나타난 멧돼지 소식을 스마트폰에서 접한다. 이 아름다운 나라에 정말 어울리지 않는 험악한 일 아닌가. 일찌감치 흥분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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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(19) 어릿광대의 경쾌한 어리석음
나를 늘 매혹시키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책이 있다. 바로 에라스뮈스의 『우신예찬(愚神禮讚)』이다. 15세기가 낳은 위대한 인문학자 에라스뮈스는 우리의 비루한 일상을 색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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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⑦ 돈 사용법
어제 나는 한 사업가를 만났다. 그분은 수많은 질문공세를 편 끝에 이렇게 물었다. “한국에는 무엇 하러 왔나요?” 나는 참선수행과 성경 공부를 열심히 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, 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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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⑬ “고맙습니다” 말 한마디가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든다
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일상이 비정한 정글을 넘어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진정 서로 사랑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.우리 마음속 크고 작은 사악함은 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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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(18) 유령들과 노닐다
롯데월드의 롤러코스트 앞에 기나긴 줄을 서서 저마다 아드레날린 상승을 고대하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나는 가만히 살펴본다. 많은 아빠가 시간을 죽이려고 스마트폰 버튼을 눌러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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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② 지혜를 찾는 서울의 이방인
[일러스트레이터 강일구]에라스뮈스는 말했다.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돼 가는 거라고. 자동반사적인 삶에서 벗어나 각종 꼬리표와 편견을 벗어던지고, 끈질긴 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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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③ 좋은 친구를 사귀는 기술
“나는 서울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고 싶습니다.” 한국에 도착해서 내가 처음 배운 말이었다. 그만큼 나에게 우정이란 소중한 것이다. 행복과 평화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이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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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⑩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향해 달려가나
“천천히 해!”오스트리아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친구와 헤어질 때 늘 씩씩한 표정으로 그런 인사말을 날렸다고 한다. 우리도 한번 써먹어 보는 건 어떨까.긴급하거나 중요한 일에 최선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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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⑭ 밤에 틀니 벗어놓듯,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갈 줄 알아야
신촌의 대형 쇼핑몰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쇼펜하우어가 말한 생(生)의 의지에 대해 생각했다. 이 프랑크푸르트의 철학자는 인간의 무의식에 웅크린 어떤 의지와 힘, 탐욕이 아침부터 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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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이야기] (23) 안위를 넘어선 자유, 자유를 향한 애정
━ 사랑보다 중요한 건 진실, 거짓을 벗어던져 자유로워져야 가끔은 자기 자신을 거슬러 사고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. 안전하지만 비좁은 오솔길을 벗어나 다소 두렵고 낯선 길로 발걸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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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⑪ 여행가방 한구석에 뜻밖의 선물 위한 공간 비워두세요
여행가방을 꾸릴 때마다 예리한 질문 하나가 비수처럼 폐부를 찌른다. 진정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.그럴 땐 약간의 사고실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. 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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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① 나날이 발전하기
2013년 8월 벽안(碧眼)의 철학자가 서울에 살러 왔다. 가톨릭 신자이지만 불교를 더 알고, 마음 수행도 더 깊게 하고 싶어서였다. 스위스 태생의 베스트셀러 작가 알렉상드르 졸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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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⑥ 인생의 첫날처럼 사는 법
매 순간 우리는 과거의 자신을 떠나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 한다. 지금까지 쌓여 온 온갖 회한과 후회, 진정한 삶을 가로막아 온 숱한 편견을 깨끗이 청산하는 것이다.고대 철학자들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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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⑮ “모든 일엔 양면이 존재” 철학자 말처럼 고정관념을 버리자
나는 어제 동네 목욕탕에서, 내가 이 세상에 얼마나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인지 새삼 깨달았다. “앗 뜨거워! 물이 아주 펄펄 끓어요!” “어휴, 여긴 또 왜 이렇게 차가운 거야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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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⑫ 망자에게 정성 다하는 장의사 친구 보며 마음 비우는 것 깨달아
단언컨대 마음에서 일어나는 집착과 탐욕은 일상을 헤어나기 어려운 불쾌감으로 싸 바르는 주범이다. 이오네스코의 걸작 희곡 ‘왕은 죽어가다’는 의연한 자세로 인생의 끝을 맞이하는 군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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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⑤ 공중목욕탕에서의 깨달음
프란체스코 살레시오 성인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. “네 몸을 잘 돌보아, 거기 네 영혼이 기쁘게 거하도록 하라.” 서울에서 그 말씀을 제대로 실천할 최적의 장소가 바로 공중목욕탕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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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⑧ ‘남’의 시선과 ‘나’의 감옥
타인과 가까워지려는 욕망,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호기심을 품은 채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. 가령 내가 장애를 가진 몸을 끌고 다니면서 부끄러워하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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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(17) 인생이라는 기차 여행
오늘 아침 공덕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어떤 남자가 내게 버럭 화를 냈다. 그는 내가 너무 요란하게 목욕탕을 누비고 다녀 바닥 여기저기를 물바다로 만든다며 고함을 쳤다. 순간 나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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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졸리앙의 서울일기] (20) 폭력에 대한 처방
━ ‘폭력의 씨앗’ 될 수 있는 두려움·무지·집착·편견 몰아내야 안타깝게도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한 다음 날, 나는 우연히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. “폭